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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속지식] 인연을 연결하는, '붉은 실'

만화속지식

by CoHobby 2020. 5. 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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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만화속지식' 카테고리로 글을 써 볼 주제는

단순히 만화에만 국한되서 언급되었던 소재는 아니에요.

다양한 것들에 소재로 언급이 되었고, 지나가면서 한 번쯤은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이 장면은 1997년에 개봉한 명탐정 코난 극장판 1기 '시계장치의 마천루'에 나온 장면입니다.

이 극장판의 소재 중에서 인연이 있는 사람들은 새끼 손가락에

붉은 실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나오는데요.

이건 단순하게 일본에만 있는 속설은 아니에요. 우리나라에도 나름 퍼져있는 편이죠.

이건 2006년에 방영한 '연애시대'라는 드라마인데요.

두 주인공의 사이에 붉은 실로 연결이 되어있고,

자세히 보시면 '감우성' 분의 새끼 손가락에 붉은 실이 감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그리고 가수 '안예은' 분이 부른 '홍연'이라는 노래의 가사에도 언급이 되는 부분이죠.

이런걸 보면, 붉은 실이라는 소재가 단순히 일본에만 있는 소재는 아니라는 말인데요.

과연 이 속설의 시작은 어디였고, 어떤 내용이었는지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속현괴록 」

대부분의 우리나라의 구전들이 그러하듯이,

이 이야기도 중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 시작은 중국의 당나라 시대에 작성된 '속현괴록'이라는

전기 모음집에 실린 '월하노인'의 이야기인 '정혼점'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월하노인'은 중국에서 옛부터 모셔온 '혼인'과 연관된 신(선)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월하노인'이 등장하는 '정혼점'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ⅰ. 두릉에 사는 '위고'라는 사람은 결혼을 빠르게 하고 싶었으나, 잘 안되고 있었다.

ⅱ. 혼담이 들어왔고, 그 혼담의 대상자를 만나기 위해 길을 가는 중, 한 절에서 묵게 된다.

ⅲ. 그곳에서 혼사를 담당한다는 저승의 관리라는 사람을 만나고 자신의 혼사에 대해 묻는다.

ⅳ. 그 관리는 주머니에 부부의 연을 이어주는 붉은 실을 가지고 다녔고, '위고'의 배필을 알려준다.

ⅴ. 그 대상은 한 시골에서 채소를 파는 노파가 안고 있는 아이였다.

ⅵ. 그 사실에 분개한 '위고'는 노복을 시켜서 그 아이를 죽이라고 명한다.

ⅶ. 실수로 아이를 죽이지 못하고, 미간에 상처를 남긴다.

ⅷ. 14년 후가 되서야 결혼을 하게 된 '위고'는 자신의 아내가 이마를 숨기는 것에 대해 질문을 한다.

ⅸ. 아내의 이마에는 상처가 있었고, 알고보니 자신이 해하려한 아이였다.

'월하노인'이 등장하는 '정혼점'은 위와 같은 이야기 인데요.

채소를 파는 노파의 아이라는 사실에 죽이려 했다는 사실에 놀람을 감출 수 없지만,

일단 인연을 예언한 '월하노인'과 그가 지닌 '붉은 실'이 이 이야기의 주요한 내용인 것 같아요.


「 설화의 전파 」

위에 나온 '정혼점'의 이야기는 '이복언'라는 '농서'사람이 기록하였고,

이와 비슷한 이야기인 '관원영녀'는 '천수'사람 '왕인유'가 기록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천수'는 위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실크로드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당시에 실크로드를 통해서 서역(서양)쪽으로 '월하노인'의 이야기가 전파되었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중국의 영향권에 있었던 우리나라와 일본에도 이야기가 전파되었다고 보여지는데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연지곤지의 유래'가 되는 구전동화에서

부부의 연을 이어주는 '백발할머니'가 등장하고, 그 할머니가 두 가닥의 '실'을 뽑아서 매듭을 짓는다고 묘사됩니다.

이처럼 부부의 연을 이어주는 노관료가 우리나라로 와서는 '백발 할머니'가 되었고,

그 관료가 지니고 다니던 붉은 실은 매듭을 짓는 실로 약간 변경된 것을 볼 수 있죠.

대륙의 중앙에 위치했던 중국이었기에 꽤 넓게 전파되어 다양한 모습으로 구전된 것으로 보이네요.


오늘은 일본의 만화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다양한 매체에서도 등장하는

연인을 이어주는 '붉은 실'의 유래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봤습니다.

너무 오래된 옛날 얘기이다보니 어디에서 어떻게 정확히 전파되고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알아보기는 좀 어렵더라구요.

하지만 이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저런 옛 유래들을 알게되면서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중국의 영향은 받은게 많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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